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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염의 정의

여성이 산부인과에 내원하는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주로 냉(질 분비물)에서 냄새가 나거나 가렵고 작열감, 불쾌감, 통증 등이 주 증상입니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흰색이며, 냄새가 나지 않고, 가려움증, 따가움증 등은 없으며, 배란기, 월경 전, 임신 시는 분비물량이 많아집니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질에서 떨어져 나오는 상피세포와 세포 사이의 조직액이 밖으로 스며 나오는 삼출액 때문에 생깁니다. 질의 표면은 피부와 마찬가지로 편평세포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편평세포는 세포가 4-5층의 여러 겹으로 되어있어 맨 아래에서는 자꾸 세포가 새로 생기고, 맨 윗 표면의 세포는 수명이 다하면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피부에서 때가 벗겨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런데 피부와 달리 질의 경우에는 세포에서 나오는 물기(삼출액)가 가해져 액상 분비물이 생기게 됩니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의 또 한가지 경우로는 자궁경부에서 나오는 점액을 들 수 있습니다. 자궁의 입구를 자궁경부라고 하는데, 배란기가 되면 자궁경부는 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맑고 끈적끈적한 점액을 분비합니다.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색이 희고 솜처럼 뭉쳐지는 성향이 있습니다. 양은 팬티에 약간 묻는 정도지만 배란기 때는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경부의 점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팬티가 다소 젖을 수 있습니다. 질 내의 산도는 강한 산성이며, 정상적으로 균이 살고 있습니다. 사춘기 이전의 질 내는 피부와 유사한 산도인 pH 6~8 정도의 중성에 가까운 산성을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사춘기가 되어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몸의 변화와 함께 질 상피 세포의 증식이 시작됩니다. 세포 내에는 글리코겐 이라는 영양분이 축적되기 시작하고, 이는 세포나 균에서 나오는 효소에 의해 젖산으로 분해됩니다. 그 결과 질 내의 pH는 4.5 이하의 강한 산성이 됩니다. 질 내에는 대장, 소장 등과 마찬가지로 대여섯 가지의 균이 살고 있는데, 그 대부분은 '락토바실리' 라는 균입니다. 이 균은 글리코겐을 젖산으로 분해해 양분으로 취하는데, 이때의 대사 산물인 젖산이 질 내 산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질염의 증상

질염에 걸린 경우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냉.대하증입니다. 팬티가 젖을 정도로 질 분비물이 많거나 색깔이 진하면서 고름처럼 흐를 경우, 생선 비린내 같은 악취가 나는 경우는 냉.대하증으로 봐야 하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외음부 가려움증

따가움 증상

냄새가 나는 흰색 분비물

노란색의 분비물

폐경기 이후에는 건조하고 성교통, 질출혈 등이 온다.

냉대하증과 질염은 동의어가 아닙니다. 물론 질염의 가장 흔한 증상이 냉.대하증이긴 하지만, 질염 외에도 자궁 경부염이나 자궁경부의 폴립(용종, 살혹)이 있을 경우에도 대하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질염에 걸리게 되면 질 입구의 가려움증이나 화끈거림, 성교시 질의 자극으로 인한 통증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질염을 성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질염 중에서 성병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 밖에 명확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서식하는 균의 균형이 깨져 발생하는 질염도 있고, 폐경 이후 호르몬이 부족하여 생기는 질염도 있습니다. 질염의 종류를 다음에서 살펴봅시다.

질염의 종류

세균성 질증

과거 '비특이성 질염' 또는 '가드네렐라 질염'이라고 불렸던 세균성 질증은 어떤 원인으로 인해 질내의 정상 서식균이 세력을 잃고 전체의 1%미만으로 존재하던 혐기성 세균이 100배, 1000배로 증식하여 생기는 질염입니다. 산소와의 관계로 세균의 종류를 분류했을 때, 산소가 존재할 때 잘 번성하는 것을 호기성 세균이라 하고, 산소가 없어야 잘 자라는 세균을 혐기성 세균이라고 합니다. 질 세포의 염증보다는 증상이 현저하므로 '질염' 대신에 '질증'이라는 진단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정상 서식균의 위세가 약해지는 것과 질 내 산도가 약해지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질 내 산도가 약해지는 요인으로는 자궁 경부가 헐어서 생기는 과다한 점액 분비, 혹은 월경 전후에 갖는 잦은 성관계나 질 깊숙이까지 심하게 하는 뒷물 등입니다. 일단 '락토바실리'가 질 내에서 사라진 후에는 다시 정상 서식균으로 자리잡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만성적으로 세균성 질증이 재발합니다.

세균성 질증의 증상으로는 냉/대하증과 함께 생선 비린내가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악취는 성관계 후 더욱 심해지는데, 그것은 혐기성 세균의 대사물인 '아민'이라는 물질 때문입니다. 그러나 악취가 없더라도 냉이 증가했다면 즉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트리고모나스 질염

트리코모나스는 기생충의 일종입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성병으로 전파력이 매우 강력해 감염된 파트너와 한 번만 성관계를 해도 70% 이상이 감염됩니다. 증상은 남성에겐 거의 나타나지 않고 주로 여성에게만 나타나는데, 치료는 양쪽 다 받아야 합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 증세를 보이는 환자 가운데 60%정도에서는 세균성 질증이 동반된다고 합니다. 후유증으로는 골반염, 불임, 임신중 조기 파막 및 조산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국소 면역인자의 상태와 균의 수에 따라 증상이 가볍게 나타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징적인 증상은 물처럼 흐르는 다량의 냉으로 팬티가 젖거나 악취가 나며, 질 입구가 따끔거리고 가렵기도 합니다. 꼬리처럼 생긴 편모를 갖고 있는 트리코모나스는 운동성이 좋기 때문에 요도를 타고 방광까지 침입하기도 합니다. 방광으로 침입한 트리코모나스는 방광염을 일으켜 오줌 소태를 일으키기도 하고, 자궁 내막을 타고 올라가 골반염을 일으켜 아랫배를 아프게 하기도 합니다.

칸디다성 질염

가장 흔한 형태의 질염으로 약 75%의 여성이 살아가는 동안 한 번 이상 질과 외음부의 칸디다증을 겪으며, 45%의 여성이 1년에 2회 이상의 재발을 겪는다고 합니다. 증상으로는 흰색의 걸쭉한 냉과 심한 가려움증을 들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흰색의 걸쭉한 냉을 설명할 때 비지 같다거나 두부 으깬 것 같다거나 혹은 치즈 같다는 표현을 씁니다. 또 가려움증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아래쪽으로 손이 간다고도 합니다.

곰팡이의 일종인 칸디다는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할 때 잘 생기며 임산부나 당뇨병 환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병입니다.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정상 서식균인 락토바실리가 억제되어 칸디다가 쉽게 정착하며, 임산부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체내 면역 기능이 감퇴되어 칸디다가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이 쉽게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위축성 질염

정상 서식균을 유지시키는 역할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담당합니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난소에서 주로 생성되기 떄문에 난소를 양쪽 다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거나 난소의 기능이 다한 폐경 이후의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부족하게 됩니다. 에스트로겐의 결핍으로 인하여 질벽이 얇아지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위축성 질염입니다. 위축성 질염은 다량의 냉과 성교통을 유발하며, 질 상피 세포의 위축으로 인해 건조감이 생기고, 성관계 후에는 소량의 출혈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에스트로겐의 결핍이 근본 원인이 되는 위축성 질염에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치료를 합니다.

예방 및 치료

질염을 예방하는 생활수칙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질염의 증상이 심하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음부를 청결하고 건조하게 한다.

자극성이 있는 비누나, 세척제 사용 금함.

피임기구를 깨끗하게 사용.

꽉 조이는 바지나 팬티 스타킹을 착용하지 말 것

습기를 방출하지 못하는 의복 삼가

피곤한 건강상태를 피한다.

질염이 생긴 경우는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예방 방법입니다. 오히려 잦은 질 세척이 질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원인균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